성폭력 방지와 불교 윤리에 관한 공개서한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교수님들께 드리는 공개서한
존경하는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교수님들께,
교수님들의 건강과 깊은 성찰을 기원합니다.
불법의 연구자이자 한국 사회에서 불교 사상의 지도자로서, 교수님들의 가르침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 형성은 물론, 대학 전체의 윤리적 분위기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불교 정신을 건학 이념으로 삼은 동국대학교에서는 교수님들께서 ‘불살생’, ‘자비’, ‘정어’, ‘정업’ 등 불교 윤리를 강의실 안팎, 제도적 구조 속에서도 구현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입장에서 저희는 현재 동국대학교의 교원 성별 구성의 현저한 불균형, 특히 디지털영상콘텐츠대학원(Graduate School of Digital Image and Contents) 교수진이 전원 남성이라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이는 단순한 통계 문제가 아니며, 미국 Title IX(교육 성차별 금지법)이 지적하는 심각한 구조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교수님들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 남성 교수와 여성 학생 간에는 쉽게 위계적이고 강압적인 구조가 형성되어, 성폭력 및 성적 폭행 사건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 디지털 콘텐츠 프로그램은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특히 Sidus FNH)과 물리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보호 장치나 성별 대표성이 현저히 결여되어 있습니다.
- 여성 교수의 부재는 학생들에게 성폭력 피해 신고 창구, 심리적 안전망, 윤리적 대화의 기회를 심각하게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불교 윤리의 관점과 Title IX와 같은 국제적 교육 성평등 기준 양면에서 볼 때, 이러한 상황은 중대한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팔정도’와 ‘보살계’의 가르침에 따라 고통을 덜어주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대학이, 여성 학생들이 성폭력, 성적 폭행, 직업적 강요의 위험에 노출되는 구조를 방치하는 것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겠습니까? 이 같은 환경은 바로 Title IX가 교육 현장에서 예방하려는 문제 그 자체입니다.
이에 저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정중히 드립니다:
- 귀 학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침묵과 무행동을 불교의 근본 가치와 Title IX가 체현하는 성평등 원칙과 어떻게 조화시키고 계십니까?
- 동국대학교의 설립 이념, 교육 현장의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국제적 법 기준, 그리고 현재의 성별 구조적 모순에 대해 내부 논의가 이루어진 적이 있습니까?
- 대학의 윤리적 중심축으로서, 귀 학부는 불교 윤리와 Title IX 수준의 성평등 보호 조치를 동시에 충족하는 전학적 개혁을 지지하거나 선도할 의지가 있으십니까?
이 서신은 결코 대립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교수님들과 함께 불교 윤리에 따른 자비, 용기, 정의를 실천하고, 동시에 동국대학교의 국제 협력 관계를 규율하는 법적 기준을 존중하기 위한 진심 어린 문제 제기입니다.
본 서한은 국제교류처와 기타 관련 부서에도 공유되었으며, 불교 정신과 교육 현장의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국제적 법적 틀을 기반으로 전학적 대화와 제도적 재검토의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